사랑방

촛불

남강 2007. 10. 25. 01:45

 
 
그대는 누구를 위하여 눈물을 흘리고 서서
아득한 천지를 밝혀
우리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가?
 
기억의 창고에 넣어둔
우리들의 고향
이제막 정지문을 열고 나오시는 무명베옷의 아지매와 순이를 떠올리게 하고
고삿에서 주막을 나선 이웃집 아저씨의 취한 발길로
 
야~ 이눔들아!
다 가져가라,
이, 쳐죽일 눔들아!
 
혼잣소리  울분 삭이시는 그 피울음을 다시 듣게 하는가?
 
우토로!
아리운 기억속의 사라진 이름들이여!
다시는 이땅 어둠 제하고
저 무막한 왜의 발굽과 되눔들의 겁간과 이땅을 피로물들인 육이오.
그 올올히 목에 걸리 절규들
잊혀져간 이 산하의 피끓던 젊은 혼들이여!
 
별이 되어간 윤동주,
횃불이 되어 찬란히 빛나는 안중근,
고절한 산사의 한용운,
백범 김구,
전설의 새가 되어 조국하늘에 나부끼는 이준 의 태극기
 
아!
셀수없이 많다,
 
내가 밟고 선 이땅,
우리가 숨쉬어 가는 이 산하
더는 그 치욕의 쓴잔을 물리지 않으려던
뜨거운 선열의 피를 보라!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지금 우리는 어디쯤 가 있는가?
저 원대한 꿈을 이룬 선열의 뜨거운 열정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무리는 무엇을 유산으로 남겨
이터 에 올 이들을 자랑스레 맞으려는가?
우리가 남겨야 할것들과
보여야 할 것들과
해야할 것들은 무엇인가?
 
겨레의 피
겨레의 숨결
배달의 뜨거운 사랑이 없이는
우리는 다시 저 치욕의 어둠을 맛보리라!
 
형제를 돌보지 않는한
우리가 핏줄을 돌아보지 않는한
타인은 우리를 다시 겁간 하리라!
 
하나의 작은 촛불이
제 몸을 지펴서서 천지의 어둠을 삭이는 고혹의 밤을 지나
빛부신 여명이 누리 가득한 날 아침,
저 작은 촛불이 이땅에 더는 눈물 떨구지 않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