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의 江

ㅡ 시간의 강 (7) ㅡ

남강 2007. 12. 12. 17:38

 

 

사랑할때는 사랑만 하는 것이다,

잎새 푸르른 날엔 더없는사랑을 하는 것이다,

 

한낮이 지나면 푸르던 들녁

황금물결 깊어진 가을로 가고

어느즈믄 저녁놀 장엄히 지는 언덕위에서

마지막 노을을 지켜보며 바람에 손짓하는 잎새를 뒤로

작별의 악수를 나누고는

천천히 돌아서 가야 하는 것이다,

 

잎새 푸르른 날엔 사랑만 하는 것이다.

서편에 기우는 해를 따라

일몰이 우리 가까이에 오면

붉게 노을진 해를 보며

통곡해 할 아무것도 남겨두지는 말아야 한다.

 

더러는 지치고 더러는 넘어지고

그러면서 사랑은 익어 가고

생은 저믈어 가는거다.

사랑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을때까지

햇살은 누리를 비추고도

더는 나눌 그무엇도 남아있지 않을때

햇살은 다시 봄을 지피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대와 내가 그렇고

우리는 그렇게 가는 것이다.

저마다 키재기를 하면서

비에젖기도 하고

바람에 흔들리기도 하면서

무지개를 보며 환희를 하다가도

제자리에 돌아 오는 것이다.

생의 일기장엔 거창한 꿈을 꾸기도 하고

소심한 일상에 주늑이 들기도 하지만

그런대로 해는 고루 누리를 비추고

다시 지우고 다시 여는 것이다.

 

바람이 지나가고

눈보라가 휩쓸어 가고

구름이 보리밭이랑에 머물다가

하염없이 흐르기도 하면서

그렇게 푸른별의 하루는 가고마는 것이다,

 

거창하다거나

실망스럽다거나

다시가고 싶은 그리움.

이모든 것은 언제나 아쉬움으로 남겨지지만

돌아갈때는 아무것도 남겨 두어서는 갈수가 없는 것이다.

걸리지 않는 강물처럼 구름도 바람도 꽃들도 한시라도 머물수 없는 것이다.

사랑할때는 사랑만 하는 것이다.

잎새 푸르른 날엔 더없는 사랑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