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의 江

ㅡ 나이를 들어간다는건 (62) ㅡ

남강 2005. 3. 21. 22:40

새순에 볼 비비는 햇살

나목에 감겨드는 유순해진 바람.

숲은 바야흐로 불붙기 직전하

숨고르기가 한창이다.

 

며칠후면

남에서 올라오고 있고있는 산수유

진달래 도화 이화 아름다운 모습들이 온통 산하를 물들일테지!

엊그제 앞산 노송한구를 생기를 잃더니

끝내 깨어날줄 모르고 그렁그렁 솔방울만 바람에 흔들리더니

그나마 다 지고 바람에 그루터기만 남아

넘어지고 말았다.

 

올봄 저비가 그치고 나면

너머진 고목 주위로 새솔이 여기저기 뿌리내리고

솔싹이 차 오르겠거니.

 

아마도 그 혼이 저기 새순 오르는 어딘가에 다시 환생을 시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바람에 날려 다른 골짜기 어딘가에 새터를 마련했을법도 한데

사람들이 잠시 지나가며 끌끌혀를 차다가는

그도잠시 우르르 버스 승강장 입구로 몰려가듯 떠나버리고

모로누운 소나무는 지금 누군가의 손에 토막토막 장작개비로 잘리워질 운명인데

바람과 햇살이 아무리 깨워도 그리무심터니만.

 

며칠전만 해도

회사에서 일하던 유노인.

실하던 살림살이 아들넘 뒤를 대느라 다말아 올리고

동네 제일갑부라던 전지를 통째로 내놓던 일

그일이 불과 칠팔년 남짓.

 

늘그막에 다시  월급장이로 전락터니

요사이 얼굴이 창백했다지만 그리 빨리 떠날줄이야1

감지하지 못했는데.

며칠 안보여 궁금키로 소식을 물은즉

입원했다더라구 그러구러 한달만에 가실줄이야.

 

한치앞도 못보는  목숨

그리 웅그리고 살아

무성하던 잎새들 다시오는 봄이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