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作 노트

ㅡ 가을 의 길목에서 ㅡ

남강 2008. 9. 16. 02:47

 

 

머잖아 은행잎은 노오랗게 물들것이고

소슬한 가을 바람에 실려 갈것이다,
나무가 잎새를 버리고 떠나는 것이다,

여름은 언제나 푸른 빛으로 와서는
무성한 잎을 주렁주렁 매달아 놓고서
마주오는 바람에게 가벼운 눈인사를 건네고는
왔던길로 돌아서 갈것인데,

사람들은,
산책로에서 은행잎을 줍는 소녀들 곁을 지나서
형형색색으로 물드는 가을을 만끽 하리라!

그때쯤이면 비운 들녁으론
붉어진 노을이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고 
즈믈녘 한떼의 기러기가
남쪽으로 가는 길을 물어 오리라!

모두들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여행길엔 돌아 보며 가겠지만,
가벼이 노을을 등에 지고 
텃치 하듯 빈손으로 가는 것이다.

손을 흔들며 떠나는 것이다,
정든 잎새를 떨구는 것도 그렇고
수확이 끝난 옥수수 잎도 그렇고
어린 소녀들은 노오란 은행잎을
마지막 입맞춤으로 책갈피에 묻어놓을 것이지만,

떠나는 것은 비워야 가능한 것이다,
그래도 비우지 못하는 것은
마지막 잎새가 되어
한겨울내내 바람의 등갈퀴에 몸부림 쳐야 할것이다,

움 비인 자리 마다
입맞춤 을 묻어놓고
왔던길로 돌아가는 것이다,
여름이 올때처럼 푸르름을 안고 왔다가
온전히 버리고 가야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