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作 노트

ㅡ 오월의 편지 ㅡ

남강 2009. 5. 7. 17:17

 

 

그리운 날엔 편지를 쓴다,

발신 불가의 푯말이 걸려있는 우체통엔

차곡이 들어찬 편지의 문구들이 이따금씩 걸어나와

철 지난

가로수 잎새처럼

물기를 머금은채

뒹굴고 있는것이다,

가을이 가고 엄동을 지나 오월의 어느날엔가

끝내 부쳐질것 같지 않던 편지의 답신이 왔다,

 

한번 시간나면 보자!

늘상 곁에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인냥

지나는 안부,

그 명료한 진위가 궁금해졌다.

 

오늘은 그의 노래가 위안이 될듯도 싶었지만,

아직 겨울이 다 지나지 않은탓으로

찬 기운이 와닿는 바람같은 것이었다,

 

애시에 사랑같은 건 없는거야!

가사엔 그런 배경이 깔려 있는듯 했지만

관념처럼 무시하며

곡조를 들어야 했다.

 

공중에선 개울물소리도 같고

잎새들 서걱 거리는 소리도 들려 왔는데,

실은 우체통에 수북히 쌓여있던 글자의 편린들이 촛불처럼 우루루 몰려 나왔던 것이고

귀익은 가사에 선잠을 깨었거나

손폰의 충격파에 몰려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을 것이었다,

오늘은 그의 회오리같은 답신덕에 다시 편지를 쓴다,

발신불가의 푯말에도 아랑곳 없이

긴 장문의 서시를 늘어 놓으며

사랑이 어땟다거니 그리움이란 상당한 동통을 수반하는 거라는둥

심장부엔 들리지도 않는 변방의 북소리를 늘어 놓고 있는 것이다.

 

앞산에 촉촉히 배여 나오는 연록잎들이

발신불가의 표지처럼

흥건히 젖은 수채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