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SOS ㅡ
하늘은 회색빛
스치는 차운 바람 한줄기
골목 어귀로 속절없이 쓸려가는 마른 낙옆들
머물수 없는 한살이들이 돌아가는 길모퉁이서
시선은 낙옆을 따라 가는데
어디선가 비명소리 난다
ㅡ 남은 밥과 김치가 있으면 저희집 문좀 두드려 주세요! ㅡ
병든 신세대 여류작가의 행선지를 찾지못한 마지막 쪽지와
ㅡ 그집 아이는 새벽마다 살려 달라고 울었다, ㅡ
쓰레기 통에 싸늘한 주검으로 버려진 피멍든 세살배기의 애절한 울음소리
ㅡ 죽은자식 돼지고기로 팔았다 ㅡ
주려 죽은 제아기를 고기로 팔아먹은 수용소 엄마
삼팔선 너머 오는 아비귀환의 절규와
서해바다 시퍼런 물아래
생떼같은 아들들의 원통한 수몰
하루걸러 한건
한달걸러 두건
애절한 비명이 심장을 후벼든다.
이 슬픈 동시대를 가며
슬퍼할 눈물이 있었든가?
손으로 쓰여진 허접한 나의 시 한줄이
먹다남은 김치 한쪽의 가치나 있으랴!
수괴는 포식병으로 쓰러지고
인민은 걸식병에 걸려 죽어나가는
저 아이러니한 패도의 현실
동족의 헤아릴수 없는 고통을 외면하고
북의 간적을 제 군주인냥 감싸고 두둔하는
정치 파렴치들과 매관매직 이전투구로 여념없는 정치모리배
ㅡ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ㅡ
민중의 지팡이를 표말로 내건
전직 치안 수장의 함바 의 돈돈돈
매값을 쳐주고 야구방망질을 해댄 젊은 돈회장
ㅡ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집이 구원을 얻으리라 ㅡ
한집걸러 한집 밤이면 별처럼 반짝이는 도심의 십자가
ㅡ 대자대비 무량수불 ㅡ
고래등 같은 대궐로 새단장을 마친 사원
이땅위의 저리많은 빛과 소금은 어디로 가고
하찮은 시선도하나 못받은 가냘픈 영혼들에겐 어떤 의미가 있을런지
아!
치열한 세대
무엇으로 사는가
오로지 앞만 보며
어디로 달려 가는가.
서리치는 명징한 쇳소리
하늘은 회칠을 한채
한줄기 빛도 허락하지 않는 삼동의 끝자락
수신자가 없는 스산한 골목길을 돌아 타전되는
난파당한 영혼들의 절박한 S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