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 의 물소리

ㅡ 금 이 ㅡ

남강 2012. 10. 1. 09:30

금이가 운다,

억척이 금이가 제 설움에 목메여 펑펑운다,

너 왜 울어?

물으니 눈물 글썽한 눈을 들어 말한다,

사장님이 폰멜을 했는데

어제 사모와 다툰일을 곁에서 아무말 않고 지켜보던 사장님이

사모편을 들어 섭섭하다는 말을 멜로 보냈는데

그게 그렇게 서러워 운단다,

 

실은 엊저녁 여덟시반 퇴근시간에 맞춰 고구마 약속도 있고

세상떠난 애들아빠 제사상도 봐야하는지라

정시퇴근을 하려는데 워낙바쁜 추석대목인지라

조금 더 일 봐주고 가라,

말리다 못한 사모의 말한마디가 섭해 다툰일로

평소에 코빼기 조차 잘 안비치더니 

추석일손을 돕느라 곁에서 돕던 사장 

사모가 금이에게 당하는걸루 보여 안쓰러웠는지

사모편을 들어 멜을 했는데

서방없는 년은 서러워 살겠냐 면서

뒤꼍에 들어가 한바탕 울고 나오는 것을 필자가 목격하고

다그치듯 물으니 그리 실토를 한다.

 

신랑과 사별한지 십여년이 넘어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아들 둘을 데리고 사는 마흔둘 홀 과부 금이

저 억척이가 운다.

 

평소에 하두 밝게 웃고 떠드는 통에

전혀 눈치챌수 없었던 그녀의 속내

어찌 저리도 여릴까 싶게 서럽게도 숨어서 제홀로 운다.

 

금탱아! 왜 너 답지 않게 울고구냐?

사장님, 평소 성질쪼까 났다하믄 어찌나 사모를 함부로 대하는지 목불인견인데

그래도 부인편을 들긴드나보다,

속짐작으로 그리 생각해보는데

딱한건 금이나 사모나 사장이나 매한가지

모두가 연민이다.

 

사장은 평소  이것저것 체면유지하랴 돈쓰기 바쁘고

사모는 이자에 식재료 원금에 랑님 뒷돈대느라 눈코뜰새 없이

일요일도 일년내내 쉬는 법이 없는데

츠암내 세상일이란 것이 어찌 제하고 싶은대로만 하고 살수는 없느니,

 

허어이 내원참!

내 세상과는 또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이 저잣거리 의 일각

금아 우지마라 니복있으믄 잘사느니라!

돈과 행복은 절대 별개란다.

너무 돈에 집착하지 마라.

초가지붕아래서 웃음난다

고구마 너무 발키지 말고~~

우스게 소리로 한마디 던져놓으니 울다가 웃다가 ~~

그러면 너 거시기에 털난다,

 

추석명절에는 잘생긴 아들 둘과 오손도손 잘지내냐?

년식 짧다고 겡운기 너무 함부로 쓰지마라

요새 겡운기는 하두 오염이 심해서 년식과 용도폐기와는 무관하더라.

그라고 고구마 사업이 번창하는 것두 좋겠지만은 명절지나고 나면 이젊은 오래비 한테 한번 다녀가거라

몸이 성해야 요즘 딴딴한 고구마들도 널 좋아하는 거란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