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
2014. 10. 1. 14:06

일몰이면 고요의 바다를 건너
새벽에 당도한 날개는
놓는 것으로 아침을 시작 한다
산숲 나뭇가지 를 옮겨다니며
인사를 나누고
짝을 깨워 모이 줍기를 하거나
무성한 숲을 뒤져 벌레를 잡고
포만으로 한껏 부픈 동작 하나에도
필릿필릿 휠릴리웅~~~고운화음 을 실어
몸에 밴 사유함으로
비상은 시작되는 것이었는데
가령 잎 떨군 나뭇가지도
발가락에 붙들렸던 시간 과 질량으로 부터
놓여나는 비례만큼
흔들리는 작은 새의 여운을 보면
붙드는 순간 날개를 접고
놓는 순간 펼치는 상승비술은
놓음으로 하늘을 관통하는 날개의 비밀한 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