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위하여
ㅡ 시 월 ㅡ
남강
2014. 10. 14. 16:08
꿔~겅! 푸드득. 그 놈이다.
아침나절 채밭 에 당도하니
야산 모롱이 입구
떡갈나무 아래 모이를 쪼던 장꿩,
소스라치게 놀랐다며
가람이 떠나가도록 소리를 치며 사라진다
푸흐흣 저놈
지난 봄 나른한 춘사월,
비탈진 양지 밭을 주름잡으며
화려한 머리깃에 긴 목을 쭈욱 뽑고
꿔~엉~ 꿩꿩! 경쾌한 장타로 세레나데를 터뜨릴때
옥수수 모를 붓다 말고 넋을 놓고
바라다 보던 그놈
밭일 을 마치고 돌아오는 그 모랭이,
그놈이 또
꿔엉꿩! 외마디로 내 앞을 가로질로
머리 부터 꼬리 까지 완벽한 수평을 이루고
저공 비행을 하는데
여름내 부풀린 몸통에 윤기나는 갈기아래로
기인 꼬리를 뽐내며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건너편 숲으로 쏘아 가는 폼새가 케이티 액스 를 뺨친다.
푸하핫 저놈,
저 멋진놈!
새해년 봄이 오면
더 완숙해진, 놈의 장쾌한 세레나데를 다시 볼수 있으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