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作 노트

ㅡ 새 에 관한 사유 (34) ㅡ

남강 2014. 12. 30. 13:54

 

상수리나무 솔개 한마리,

일순 눈이 빛난다

가시거리 8킬로미터

움켜쥔 발톱을 푸는순간

가볍게 튕겨지며

해를 등에 업고

산숲 나뭇가지 사이를 헤집고 쏘아가며

꼬리깃 과 날개 로 바람을 켜는 절묘한 비등술,

성공율 50대 50,

생사를 가르는 건 어느쪽이 먼저 바람을 접수 하는가에 달렸다

 

꾼은,

해 그늘에 몸을 가리고

거리를 재며

숨을 죽이고

바람의 향배를 주목하며

기회를 포착하고

날렵한 발도술 로

번개처럼 먹잇감 의 허를 찔러간다

 

간발의 차,

뇌리 에 그려둔 그림을 따라

혼비백산 사냥감이 달아나는 동안

수평 과 수직 상승강하를 반복하며

제 몸의 서너배나 되는 먹잇감을 나꿔채는 순간

먹이가 나둥그러지며 목덜미에 섬섬 붉은 꽃을 수놓을때

등피를 옴켜쥐고

심장 깊숙히 발톱을 박아 넣는것으로 일단락을 짓는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날개 는 해와 바람을 제편 으로 만들고

축생의 생살여탈권 을 손에 쥐었다

 

기실 날개 는 바람과 물,

해와 나무 의 조율에 능한 섭리 다름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