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 의 물소리

농부 ㅡ ( 2 ) ㅡ

남강 2016. 7. 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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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랴럅셔 뒤꼍 고추밭에 잡초가 무성하다

며칠전 한차례 대회전을 치른지 불과 며칠이나 되었다고,

안되겠다. 자! 지금 부터 전쟁이다,

일당백의 기개로

괭이와 호미를 들고,

텃밭을 덮어오는 잡초를 향해 돌진을 해본다

 

세상풍파 높다지만 이만한 치열함은 없을터

 추수를 담보한 생사투다,

 

지독하기로 소문난 바랭이풀,

강인하기이를데 없는  쑥부쟁이 엉겅퀴

잡히면 휘감아 타는 가시덩쿨

뽑아도 뽑아도 밀려드는 지긋지긋 무성한 잡초

두손들고 물러서기 한두해던가

 

"잡초의 필살기는 눈깜짝새 치고 빠지는 속전속결 이다,

일어서라 잡초여!

곡식이 땅을 휘덮기전에,

우리는 원주인, 이 땅은 본래 우리의 터

이곳을 점령하는 건 본연의 권리,

 

발아한 곡식이 솟구치기전 파도처럼 밀고 들어가 떨쳐 펼치고

곡식을 앞질러 한살이 를 마쳐야 되리

농군의 호미 가  뿌리를 할퀴기전에

 썰물처럼 빠져야 되리

 

딴은 잡초의 변이 맞는 말이긴 한데,하느님 께서 마음껏 유린하고 번성하라 윤허하셨거늘고로, 너희 는 잡초니라
가차없이 풀뿌리를 향해 괭이 를 휘두른다오뉴월 불땡볕 농부의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떨어지는 동안괭잇 날 끄트머리 불꽃이 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