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치악산 구룡사 ㅡ
지난 여름 치악산 구룡사 에 들러 청랑한 물소리 새소리 로 시원한 숲그늘 산책을 즐기며
보이는 정경들을 카메라 에 담아 두었는데
차일피일 게으르다 보니 기행문이 늦었다
지금은 지진 과 태풍으로 남쪽 지방이 힘겨운 시간들을 보내시는 국민들이 많은데
다늦은 기행문을 이제사 올려 본다
관리실을 지나 약 50미터쯤 가면 구룡교 가 나오고
다리 아래로 투명한 계곡물 이 흐른다
어느 사찰이나 고찰은 거개 그렇듯이 발걸음 을 붙드는 맑고 투명한 물흐름에
늘어진 장송 가지들이 발길을 붙들고
한동안 서성이노라면 또다른 정경이 눈에 들오고 작은 산새소리가 어우러진다
세월에 흔적을 몸으로 새긴 소나무 참나무 오리목 나무,
몇해전만 해도 자연 그대로 오솔길이던 것을
말끔하게 단장해 놓았는데
어쩌면 옛길이 더 정겨웠던 것을
어쨋든 걷기에 훨 편하고 보기에도 그닥 싫지 않은것 같긴하다
나무이끼 가 탐스럽다
산공기 는 시원하고 팔월 폭염에도 숲길은 계곡 바람으로
땀이 별로 나지 않는듯 하다
오가는 손들이 꽤 많아서
그림만 한가하지 실은 연신 스치는 사람들이 만만찮다
구룡사는 원주 인근 치악산 북쪽에 자리한 고찰이다
데크를 깔아 통행의 편함과 경관감상 을 위해 계곡위로 지나도록 배려해 놓았다
절집을 가는데 너무 호사스런건 아닌지
격세감이 든다
나무사이 아래로 보이는 시원한 계곡에 눈 돌릴틈이 없다
넓게 깔아 잠시 쉴공간을 만들어 놓은 데크에서 사람들이 즐겨 사진을 찍는다
서울인근에 조용하기 이만한 고찰도 드물것인데
작은 삼단폭포가 언제 보아도 아담한 아름다움에 또 심취케 된다
한동안 머물며 착은 폭포 하나하나 에 심취해 보니
어느덧 부산스럽던 주변 사람들이 돌아가고 홀로 남아 있다
어쨋거나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으니 한동안 더 머물수 밖에~~~
언덕배기 쪽으로 보이는 부도들
아마도 구룡사에서 입적하신 스님들이 신듯
길은 이어지고 본당이 가까워 지는듯
고개를 넘으니 다시 이어지는 길
구룡사를 찾은건 한 사오년전 인데
그전엔 일년에 두서번씩 다녀간 곳인데도 간만에 오니 조금은 낮설어
길 가늠이 서툴다
왔던길 오르는길 둘다 아름답다
계곡을 따라 길은 이어지고
지루한줄을 모르고 천천히 쉬면서 걸으면서 하다보니
본당이 가까워 진다
본당은 삼년전 화재로 소실되어 다시 증축했다 하니
그닥 돌아보고 싶은 생각이 없어
사천왕문이 보이는 대전 아랫길로 곧장 오른다
사찰은 어느곳이나 승용차가 보여서
걸어오른 이들에겐 그닥 보기좋은 풍경은 아니어서
절집에도 옛날같지 않은 이질감이 드는건 사실이다
대전 전경
사천왕문 옆 보살상이 있는자리는 전설로는 원래 그곳에 못이 있어서 아홉마리 의 용이 살았는데
조사께오서 터를 잡으실적에 내쳣는데
연못에 벼락을 내리니 용들이 혼비백산하여 앞산 정상을 향해 치고 달아나니 산봉우리가 쩌억 갈라졌는데
봉우리 옆이 움푹패여 여러 봉우리로 변했다는 전설로 하여 구룡사 라 한다는 전설이 깃든 장소다
당도하니 속이 더운지라 사찰매점 에 들어 아이스크림 한개를 사드는데 두분 여성 보살이 보기에 참 자애무구하신
모습에 이곳이 절집은 절집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
이곳에 앉으면 언제나 새들이 내려와 손에 모이를 놓으면
쪼아먹곤 했는데
오늘도 그들과 대화를 기대하며 왔는데 한마리도 보이지 않기에 왜냐고 매점 보살님께 물으니
새들이 많이 내려와 때론 매점창문에 부딛치는 사고가 잦아
지금은 새모이를 팔지 않아 주지 않으니
아예 오지 않은단다
듣노라니 이해는 가나 넘 아쉽기로 나무위 주변을 돌아 보아도
멀리에서 새소리는 들리는데
한마리도 내려오지 않는다 참 아쉽다
저 움푹패여 고인 계곡물을 끝으로 저기서 부터는 정상로 오르는 길이다
한참을 앉아 땀을 식히며 앉아 사색에 젖노라니 어느결에 돌아 갈 시간이다
오르면서 식당에 맏겨둔 승용차 생각에 더는 폐가 될듯 하여 하산을 서두르기로 하였다
구룡산 자주와도 내일이면 다시 오고 싶은 곳이다
산책길이 너무좋아 오르는 동안 속진이 다 씻긴듯 심신이 한결 가볍다
단풍진 이달 하순 다시 찾으리라 단풍진 치악구룡사, 이가을이면 또 다른 화려한 치장으로
길손의 탄성을 자아 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