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그랬지요,
그해 겨울,
아침에 눈떳을때 초가집 뜰팡에 하얗게 쌓인눈을 보며
희열에 들떠서,
야아~ 눈 왔다~
누부야 눈 왔어!
소리소리 괴성을 지르고
이부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마당구석에 수수비를 들고 마당의 눈을 다쓸고도
팔아픈 줄도 모르고
아랫말 까지 눈을 쓸어내려가던,
그때는 그랬지요!
초등학교 조막댕이 코흘리개
이쁜 그 여자애가 내옆자리에 앉아
짝꿍이 되었으면 좋겠다,
먼발치로 두갈래 댕기머리 그애를 바라만 보아도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는게
암만 생각해도 그게 왜 그랬는지,
그땐 그랬지요,
조막댕이 땟국물 좔좔 흘러도
세상이 온통 무지개로 빛나서
촌색시 엄니 따라 시오리 황토길 닷새 장터에
모락모락 김나는 장터 막국시 한사발,
엄니는 안묵고 잡다, 니나 마니무거라!
그때는 그랬지요.
흰눈이 펑펑 쏟아지거나,
이쁜 그 여자애가 저만치 보이거나,
엄니 따라 장터에 나가거나,
그기 왜 그리 가슴팍 뛰게 좋았던지
그때는 그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