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의 종 소리를 따라
지천으로 흥청이던 붉은 잎새들이
땅바닥에 나동그라지고
비우기를 마친 수목은
마지막 수행으로
나머지 수액을 말린다,
추운 겨울나기 동안
생존을 위한
가벼워 지기로
최후의 한방울까지 제하는 중이다,
저들중 몇몆은 이추운 겨울나기에서
내년봄을 만나지 못할지도 모를일이다,
아직 햇볕은 남은 온기로
숲을 덮혀줄 것이지만
불가분 고사목은 늘어날 것이고
푸른잎을 내지못한 가지들은
새들의 노래소리를 다시 듣지 못하리라.
바람이 분다,
빈 숲
벌거벗은 나무가지 사이로
길 잃은 새들이
먹이를 찾아 두리번 거리고
덩달아 썰렁한 도심
지하철 정거정마다
웅성거리던 섬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