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위하여

ㅡ 가을 에 띄우는 서신 ㅡ

남강 2013. 10. 5. 12:33

 

 

사람아!

정그리운 사람아!

생은 본시 호올로 길

한나절 꽃길 잠시

즈무는 날엔

뒷산 적막에 소쩍새 울고

늣도록 뒤척이던 혼곤한 새벽

소란스런 새소리에 창문을 열면

갈걷이 분주한 농부가 되어

산너머 또 한구비 너머 가는길

사람아!

하! 외로운 사람아!

사느니 마뜩찮은 날 어이 없으랴

바람 비 언제건 오고 가는 일

고독은 서성이는 내 그림자

미움도 희열도 한때의 열정

사는거 덮고 묻어 지워 가는일

구렁구렁 잿마루 고갯길에서

갈 하늘 높다랗게 창명한 날빛

가슴 열고 저 하늘 들여 놓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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