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作 노트

ㅡ 비 목 ㅡ

남강 2007. 11. 8. 00:54

옷을 벗는다!

허물을 벗고

나를 드러내는 것이다,

무구한 눈으로 움을 튼 

실오리 하나없는 알몸이었다.

세상을 헤엄 치면서

순서대로 옷을 입기 시작하여

존재를 감추게 되었다,

바람은 나를  한겹씩 벗겨낸다,

나신이 될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알몸일무렵

등선을 준비 하리라.

애욕을 벗고

바람결로 속진을 씻으며

천천히 가벼워 지리라.

가만히 서서 바람이 흐르는 동안

왔던곳으로 돌아 가리라,

좋은 날들 이었다.

해와 달도 잊을수 없는 친구들이다.

돌아보면 지내던 모두가,

영광 이었고

뜻깊은 사랑이었다.

나 돌아간다.

시간은 유턴을 시작했으며

펼치던 푸르름을 접고

나는 누워있는 전신을 바라 보며

나를 담아내던 노고에 기도를 드리는동안

나의 나신은 천천히 무너져 내릴 것이다.

 

나는 알몸이다.

나는 깃발을  내리며

구하는 중이다.

푸르던 갈기는 퇴락하고

빛나던 이마는 생기를 접었다.

채비는 끝났다.

식은 몸위로 나뭇잎 하나가 흘러 내린다.

나의 유체는 천천히 무형의 손에 이끌려 나간다,

처음 있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시련은 가고

어둠도 떠나가고

나는 저 빛의 바다에서 유영을 하며 자유를 구가할 것이다.

푸르던 날의 기억과              

별처럼 빛나던 번뇌와 뜨거웠던 사랑                

열광하던 생의 열정과 영욕의 찰나들,

이제 시간의 문을 닫는다,

               

나 돌아간다,

아름다운 시간을 뒤로

영예의 갈색 수의를 벗어두고 지지않는 나의 뜨락으로 비행 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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