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作 노트

ㅡ 계사년(癸巳年 ㅡ

남강 2013. 1. 2. 00:12

푸른별이 자전을 시작한 이래

초고속 스피드에 정점을 친다

 

마감의 휘슬이 울리자

출렁이는 거리의 불빛들

 

시추가 잠시 주춤하며 자정을 가리키는 사이

일각후면

신천지가 도래할 것이란걸 눈치챈 젊은이들이

쫙조여드는 바지와 스커트를 위로 한컷 더 끌어올리며

호전적 제스처로 붉은 가등사이를 위험천만하게

헤엄져 나간다,

공자가 죽은 이래 반복 작업으로

보신각 종이 뎅뎅뎅 새날이 시작되었음을 알려온다

 

누구도 행선지는 모른다

가속이 붙은 수레에 편승하려고

여행객들로 붐비는 역사마다 인산인해다

 

너나없이 떠날 채비를 하며

주섬주섬 낮선 가방을 챙겨들고

무작정 줄지어 뒤를 이어 달려간다,

아침이면 햇살이 누리를 채우리라

 

서른세번의 타종이 끝나고

사람들이 삼삼오오 의미를 새기며 총총히 돌아가자

상서로운 흑뱀이 안개속으로 빨려들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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