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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바람은 차고
낙옆은 분분한데
계곡은 마지막 단풍행락객이 넘쳐 나서 발디딜틈이 없다는 표현이 맞을듯 싶은 강천산
입구부터 길양옆에 차량들이 늘비하게 늘어선 강천사 입구
교통경찰들이 출동하여
정리에 여념이 없다
각설하고 어렵게 차량을 길옆에 세워두고
한참을 걸어 점심을 먹고 계곡에 드니 단풍이 탄다
발디딜 틈이 없는 공간으로 나와 맞은편 계곡 바위산을 향해 한컷을 하고
걸음을 돌려 부지런히 인파를 따라 계곡으로 들어선다
단풍은 여기저기 아직은 남은 기력을 모아 황금색옷 을 입고 불을 뿜어낸다
개울 건너편과
이켠저켠 할거없이
마지막 기염을 토하듯 배열되어 객들의 발길을 붙든다
사람들은 오며 가며
제각기 등산차림의 산행복장인데
왜 절을 가면서 등산복일까?
어린이 가족단위만 빼고는 모두들 등산차림
보이긴 이리 화려해 보여도 오르는 내내 바람끝은 차서
을씨년스럼기 그지없으나
사찰이 이름만큼이나 얼마나 명찰이면 이리 많을까 싶어
기대감에 들떠 부지런히 오르기를 한참
야트막한 개울에 웅덩이가 작은 못처럼
아늑하기로
아름다이 단풍과 어우러져 사진 한컷 담고보니
산언덕에 귀한 산난이 아직도 귀족의 풍모를 잃지 않고 잔듸처럼 파랗다
이곳에서 가까이 물보라 가 이곳까지 날라오는 기미가 느껴져 보니
바위암벽에 비단폭포가 보살의 옷자락처럼 휘날려 내린다
장마철엔 장관을 이룬다는 폭포
갈수기 인지라 물량은 적으나
물수면에 이르러 석양빛에 무지개가 선명하다
스산스레 날리는 낙옆
여행객들의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계곡을 쓸어오는 바람끝이 날카롭다
단풍은 마지막 불을 피우는데 하산을 서두르는 등산객들이 도로를 꽉메우며
물밀듯이 오르고 밀려내려온다
가을 산행은 아무리 추워도 가을은 가을
아름다운 풍광에 취해 추위를 잊는다
저리 타는 들불을 어이 놓치랴~
아마도 인산인해 가 많을듯
산은 아름답다 못해 차라리 슬프다
왜 가을 단풍은 슬픈 것일까?
아이러니다.
갈황의 물결
오르고 내리는 내내 조금도 줄지 않는 발길들
청맑은 개울도 갈색
강천사 일주문
이곳부터는 사찰경내
저 그림은 화장실에 줄지어 늘어선 여자 화장실
그야말로 장사진이다
남성화장실은 그런대로 여유가 있는데
여정용은 턱없이 부족
강천사 경내에 홍시가 잎진 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려 보는 눈이 풍요로다
강천사 대웅전
인파에 비해 턱없이 왜소하기 그지없는 산사
알고보니 사찰에 오는 손님이 아니라 강천산 팔각정을 휘둘러 한바퀴 가벼운 산행을 위해 이렇게 관광객이 몰려 드는 거라니 실소를 금치 못하겠다
참배객은 별로 없고 모두다 산행을 하는 인파다
사찰안은 정숙이라기 보다는 가을 소풍객들로 난전 같다는 느낌이다
어쨌거나 가을 정취는 아름답기 그지 없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날씨와 인파에 시달리지만 않았더라면
그런대로 사찰탐방은 보람있었을 터이지만 수고에 비하면 허망하기 그지없는 여행이라고나 해야할까?
이렇게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이토록 허무한 여행길은 참으로 어이없다
하산길 계곡 우편에 설치되어 있는 전적비
육이오때 지리산 북한군 잔당 토벌로 산화해간 지방 젊은이들의 혼을 위로하는 기념공원
하산길에 오르면서 못다 찍은 황홀한 전경들을 마지막으로
강천사 여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