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의 江

ㅡ 시간의 江 (14) ㅡ

남강 2013. 12. 25. 19:26

 

 

 

한장남은 달력이 종착점을 향해 치닫는다.

지나온 한해살이,

존재감을 위해 우리는 타에 대하여 어땟는가?

시간을 돌아 본다.

아이가 떼를 쓰는 이유중 하나는 관심을 위해 존재를 들어 내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엄마를 꼬집고 형제자매를 찌르고 좌충우돌 가만두면 일층 행동양식이 거칠어 진다

누군가 다독여 주기까지

아가야 너를 사랑해! 라며 관심을 받기까지

아이는 쉬지않고 존재감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잠시 여가를 내어 구순을 넘으신 老시인께 인사를 갔다

문후를 여쭙자 알아보시고는 무슨 말씀인지 모를 이야기를 쉴새없이 늘어 놓으신다.

시인 께서는 육이오 참전 용사이셨는데

흥남부두 의 마지막 철수 장면을 잊지 않으시고 

평소에 이야기 삼아 들려 주시던 말씀이 생각이 났다.

공방이 치열하던 전쟁터  젊은 장교의 패기와 용기

그리고 수많은 목숨이 낙옆처럼 흩뿌려지는 긴박감

시인 께서는 반세기를 건너시고도 못잊으시고

들려주시던 원산 흥남부두의 철수작전

무용담을 이야기 하실때면 감개어린 추억이 되살아나서 눈시울  붉히시던 노안,

그러구러 이십여년이 지난 오늘,

모두들 떠나버린 빈가지에

작은 바람결에도 위태위태한 마지막 잎새의 숨결이 어찌 그리 애스럽던지,

 

저 화려했던 하시절!

청년 장교의 꿈은 통일이었고

진취적 기상은 하늘에 닿았을터

긴긴밤 새록새록 그날의 함성 들리는듯

뵙자마자 이야기를 놓지 않으시는 꿈꾸는 老시인,

 

함께 하신 선배 지인께서 한동안 지루하신듯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면 작별인사를 올린다

따라 나와 돌아오는 내내 묵묵하시더니 툭하고 한마디 하신다,

저리되면 얼른 가시야지,

그게 상책인데 ~~~~

그리고는 말꼬리를 흐리신다.

 

누군들 그 일이 마음대로 되는 일이던가?

스스로 자괴에 들어 돌아보느니 지나온 발자국들이 총총히 내뒤를 따르고 있다.

 

빈 가지에 존재감을 잃어 버린 빛바랜 잎새하나

바람이 불어 간다,

팔랑팔랑 실날같은 기억들을 부여잡고

마지막 숨결을 고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