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 언덕에 서면
해는 저물기 위해 뜨고
아침을 열기 위해 지는걸 알수가 있는데
걸팡진 해돌이를 이룬 노을 일수록
한껏 장엄한 일몰이 된다는
평범한 순리를
새들은 알고 있어
해 걸린 나뭇가지 에 모여
신나는 저녁 콘서트를 끝으로
숲이 적막속으로 잠겨들면
낮엔 모이를 쪼거나 나무가지에 앉아 바람에게 말을 건다거나
자연취식을 하고는
밤에만 비상을 하게 되는데.
실은 우주는 고요로워서
천의 날개를 가진 새의 제일 큰 나래는
주로 어둠에 들어야 펼쳐지므로
내밀한 몸짓으로 단숨에 너른 하늘로 날아올라
흐르는 은하에 오작교를 놓기도 하고
우주 저편 도화원 을 이리저리 옮겨다니다가
별내리는 호수에서 목을 적시고
한껏 깃을 다듬어 뽐내고는
해를 품안에 넣고 돌아와
제일먼저 숲을 깨워 빛부신 아침을 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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