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作 노트

ㅡ 새에 관한 사유 3 ㅡ

남강 2010. 12. 9. 17:32

 

 

해질녘 언덕에 서면

해는 저물기 위해  뜨고

아침을 열기 위해 지는걸 알수가 있는데

걸팡진 해돌이를 이룬 노을 일수록

한껏 장엄한 일몰이 된다는

평범한 순리를

새들은 알고 있어

해 걸린 나뭇가지 에 모여

신나는 저녁 콘서트를 끝으로

숲이 적막속으로 잠겨들면

낮엔 모이를 쪼거나 나무가지에 앉아 바람에게 말을 건다거나

자연취식을 하고는

밤에만 비상을 하게 되는데.

 

 

실은 우주는 고요로워서

천의 날개를 가진 새의 제일 큰 나래는

주로 어둠에 들어야 펼쳐지므로

내밀한 몸짓으로 단숨에 너른 하늘로 날아올라

흐르는 은하에 오작교를 놓기도 하고

우주 저편 도화원 을 이리저리 옮겨다니다가

별내리는 호수에서 목을 적시고

한껏 깃을 다듬어 뽐내고는

해를 품안에 넣고 돌아와

제일먼저 숲을 깨워 빛부신 아침을 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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