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이 스적스적 몸을 뒤채면
거의 바다에 이르렀다는 신호다,
강물은 거듭되는 격랑을 지나
마지막 수순에 들면
자아를 관조하는 버릇으로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상념에 든듯 고요로워 진다.
실은 강물은 섭리의 일상이었다,
천길벼랑에서 곤두박질 치기도 하고
각내림으로 몸 돌볼겨를 없이
비명을 지르기도 하며
더러는 숨을 돌리다가도 가두리를 만나
흐름을 끊기도 하여
단절도 겪으며
오폐수를 뒤집어 쓰고 엉망이 되곤 하면서
거듭나기를 반복 하였던 것인데
먼길을 오는동안 점점 몸집을 불리고
바다에 들기전
의례로 숨고르기를 하는 것이었다
사람도 살림살이가 그렇지 아니한가!
강물이 뒤채이듯
무게중심에 몸놀림이 둔감 해질즈음
길들여진 환경에서
사사로운 움직임에 제약이 놓이고
몸살림이 여간 거추장스러워 지는게 아니다
계곡을 달리던 날렵한 몸놀림과
유리알처럼 투명한 물소리
나뉨과 합수는 어떻했던가
청년의 순발력이 그렇고
결고은 마음이 그러했고
만남과 이별은 또 얼마나 간절한가.
그래! 천천히 가자
어허듸야~~ 어허듸야!
사공의 노래 소리는 한가 하여라.
바다가 푸른 비늘을 반짝이며
부름하는 거리쯤에선
강은 흐름을 버리고
숨결을 고르며 소리를 비워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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