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의 江

ㅡ 시간속으로 ㅡ

남강 2012. 8. 23. 19:46

 

 

 

우연히 들른 낡은산사

고색창연한 대웅전 아래

일주문 옆 고목의 우둠치 를 타오르는

연록의 담쟁이 손을 보느라니.

 

한옛날 산문을 열기전  

카랑카랑한 노 스님의 조언을 따라

삼배적삼 을 걷어부친 석수 와 대목들이

굵은 땀방울 을 훔치며

투박한 탁배기에 벌컥벌컥 곡주 한잔

산채 한젓갈 로 입가를 쓱쓱 닦고는

다시 힘을 돋구어 축대쌓기와 절집 짓기에 매달렸을.,,

 

옛 일을 짐작하면

새기둥 새담장에

신비스런 서광이 서렸음직한

그 오래전 풍광이

오늘일 처럼 눈앞에 생생히 펼쳐와서

넋을 놓고 상념에 들게 되느니,,,

 

오래전,

아주 오래전

당간지주 너머

늙은 소나무 가지사이로 열린

눈시린 하늘

이 터가 부처님의 눈에 띄어

중생제도의 명당 고지 를 받고

천년을 내리

다듬고 스러지고 짓기를 반복한

세월의 모롱이를 돌아

두었던 시간이 걸어 나오고

산사 주변 의 돌 다람쥐가

시간의 동아줄을 오르 내릴때

똑,똑,똑, 또그르르르~~

바라반야로 시작되는 청갈한 목탁소리

노 스님의 낭랑한 예불송이

지금막 살아나와 단청을 마친 대웅전 뜨락을 지나

매캐한 저녁연기 속으로 탁발 을 나선다.